penrose's blog : 이런 저런 얘기들...


사랑니

충치 치료를 받으러 치과에 갔는데 왼쪽 사랑니를 뽑는게 좋을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누가 그런 이름을 붙였는지는 모르겠지만,
20년이 넘게 달고 살아도 연애사업에는 별 도움이 안되는 것 같아서 OK했다.

원래 한 달 후에 뽑기로 되어 있었는데, 누가 예약 취소를 했는지 지난 주 목요일로 앞당겨졌다.
FM대로 차렷자세 하고 턱을 안쪽으로 당기고 눈감고 누워있었는데,
의사가 자기 딴에는 불쌍해보였는지 긴장 좀 풀고 편안하게 있으랜다.
안그래도 전날 늦게 자서 졸렸는데 잘 되었다 싶어서 절전모드로 전환했다.

첨엔 조용히 잘 진행되는가 싶었는데, 점점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셋팅이 이게 뭐야? 제대로 못해?"
"야, 거길 잡으면 어떡해? 아, 거기 말고. ... 그렇지."
"아휴. 입 좀 크게 벌려야 수술을 하지."

'편안하게 있으랠 때는 언제고. 사람 불안하게 만드네.'
'이러다 내 살 확 그어버리는 거 아니야?'
'이럴 줄 알았으면 평소에 우유 좀 덜 먹을걸.'
.....
'이거 끝나면 니네 다 주거써.'

한참이 지나서야 수술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당장은 그렇게 아프지 않은데다 집에 얼음이 없어서 그냥 거즈만 물고 있었는데,
다음 날 일어나보니 왼쪽 얼굴이 완전 둘리가 되어 있었다.
감염때문인지 열도 좀 나고 턱도 정말 아팠다.
그리고 봉합실이 볼살 안쪽으로도 연결되어 있어서 입도 제대로 벌릴 수가 없었다.
오늘 아침에서야 아버지께서 얼굴이 제대로 돌아온 것 같다고 하셨다.

예전에도 사랑니가 잇몸 속에 누워있어서 수술을 오래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으... 사람이 이빨 하나에 이렇게 비참해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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