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rose's blog : 이런 저런 얘기들...


조교질

이미 몇 달 지난 이야기이지만,
조교질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많은 것에 실망을 한 것 같다.
그리고 요즘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무엇을 어떻게 배우는 지 잘 모르겠지만,
학교에서 정작 가르쳐야 할 것은 학생들이 스스로 배우려고 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학생들은 조교랑 얘기해서 안될 것 같으면 바로 교수님께 편지를 보낸다.
"교수님, 과제 제출 기한을 연장해주세요."
"교수님, 제출 지연시 감점을 줄여주세요."
교수님 마저 거절하면 왠지 부모님이 학교 찾아올 것 같다.

그렇다고 과제를 제대로 하는 것도 아니다.
절반 이상이 선배나 다른 사람의 것을 베껴서 내는데,
이걸 가지고 '남의 것을 참조해서 자기가 재창조했다'고 억지를 부린다.
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남의 것을 먼저 보려 하는지 모르겠다.
정 남이 어떻게 했는지 보고 싶으면, 과제를 제출하고 난 후에 보면 될 것 같은데...

학점에 목숨 건 사람은 왜 그렇게 많은지...
유학가니 전공과목 모두 A 받아야 한다고 학점 올려달라는 사람도 있고,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 이의 제기를 하는 게 아니라
학점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하겠다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A랑 B를 각각 40%씩이나 주고도 나머지를 모두 C로 채우시는 교수님도 이해를 못하겠지만,
그렇게 후하게 줘도 학점 올려달라고 아우성인 학생들도 이해를 못하겠다.

요즘 학생들이 문제인 건지,
KAIST 학생들이 문제인 건지,
우리 때도 그랬는데 내가 바보였던 건지 잘 모르겠다.
조교가 시험지 찾아가라고 하지 않는 이상 조교를 찾아가본 적도 없었고,
제출 기한이 지나면 과제를 내지 않았고,
학점이 뭐가 나오던 그냥 그러려니 했었는데...

요즘 학교에서 영어로 수업할꺼라고 난리들인데,
그런것보다 요즘 부모들이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개념이나 넣어줬으면 좋겠다.
어짜피 영어 공부는, 어떻게든 학점 잘 받아서 유학가려고 하는 사람들이라면,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아도 죽어라고 할 거고,
개념은 공짜로 가르쳐준다고 해도 아무도 배우려 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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