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rose's blog : 이런 저런 얘기들...


[보드게임] Age of Steam

- 간략 정보
제조사: Warfrog
디자이너: Martin Wallace
게임인원: 3~6명
게임시간: 2~3시간

- 미국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한 철도 경영 게임
철도 경영이라는 다소 복잡한 테마를 간략하면서도 심도있게 표현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결코 질리지 않는 플레이를 제공한다.

- 게임의 전반적인 진행은 다음과 같다.
1. 주식 발행
2. 플레이 순서 결정(경매)
3. 선로 건설
4. 상품 수송
5. 수입/지출 계산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게임을 흥미롭게 만드는 첫번째 요소는 바로 재미있는 상품 수송 규칙
모든 상품은 그 상품과 같은 색상의 도시로 수송되어야 한다.
때문에 게임 준비가 끝나면 모두들 상품 배치표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 게임을 흥미롭게 만드는 두번째 요소는 자금의 압박
경매에 참여하고 선로를 건설하는데에는 돈이 필요하다.
하지만 게임이 진행되는 내내 플레이어는 자금의 압박을 벗어날 수 없다.
쥐꼬리같은 수입으로 효율적인 경영을 꾸려나가는 아기자기한 재미(비참함?)를 느껴보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게임을 흥미롭게 만드는 세번째 요소는 플레이어간의 상호 의존성
한정된 자원(지형, 상품)을 여러명이 공유하기에 경쟁은 불가피하다.
남보다 먼저 액션을 하기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1등을 잡았다고 방심은 금물. 의외의 액션으로 허를 찔리기도 한다.

- 기석이의 평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규칙으로 플레이하기가 매우 편하며,
플레이어간의 상호 의존성은 푸에르토 리코를 연상시킬 정도로 잘 짜여있다.
수입이 많을 수록 그만큼 수입 감소가 일어나고,
어느 플레이어도 상품수송을 위한 경쟁에서 예외가 아니기 때문에,
현재 상태에 결코 안주할 수 없다.
길복이, 미도, 형옥이에게서 2003년 생일 선물로 받은거라 더욱 애착이 가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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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삼류 배우

관람일: 2004.08.14
대본: 김순영
극단: 극단 미연

지하철 신문의 조그마한 문화란에 소개된 걸 보고
전부터 보려고 찾아갔었지만
마침 그 날이 단 하루 있었던 지방 공연 날이라 못봤던 연극.
그 연극을 드디어 보고 말았다.

연극 제목 만큼이나 삼류 연극은 아닐런지
기대 반 의심 반으로 조마조마 암전이 사라지길 기다린다.
무대 바닥 곳곳에 야광 스티커로 위치를 표시해놓고
시끄러운 음악을 방패삼에 분주하게 제 자리를 잡는다.

불이 켜지고 어느 집 마루에서 누나와 남동생이 이야기를 나눈다.
배우로써 30년 째 단역만 맡아온 아버지를 누나는 부끄럽게 생각한다.
퇴근해서 돌아오는 아버지는 그들의 대화를 듣게 되고,
순수해 보이는 그의 얼굴엔 미안함이 가득하다.

햄릿을 좋아해서 연극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그는
오로지 순수한 마음으로 연극을 사랑해왔고,
자식, 후배, 극단으로부터 항상 무시당하면서 살지만,
단 한번도 자신의 직업에 대해 후회해 본 적이 없다.

이보다 더 순수하고 순박한 사람은 없을 것 같은 주인공의 평소 모습은
관객들로부터 측은한 마음을 불어일으키게 하지만,
마지막 모노드라마에서 햄릿 연기에 심취해 열정적으로 연기를 하는 모습은
놀라움과 경외심 마저 느끼게 한다.

주인공 역을 맡은 최일화씨의 연기는
마치 자기 자신의 인생이 그랬다는 듯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
어린아이와 같은 평소 순박한 모습과
연기를 할 때의 열정적인 모습의 대비가 잘 나타낸 것 같다.

[2004.08.16 미니홈피에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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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

관람일: 2004.06.12
대본: 위성신
극단: 극단 오늘

화창한 6월의 여름날.
여느 때처럼 악마같은(?) 보드게임 생각이 나를 유혹했지만
더이상 암울하게 보내긴 싫다는 생각에 모처럼 대학로를 찾았다.

길 한편엔 언제나 그렇듯 개그콘서트 삐끼들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고,
인도를 따라서 열대 과일을 파는 노점상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강렬한 태양빛을 피해 사람들은 그늘진 곳에만 몰려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데,
왠지 나 혼자 스포트 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 생각 없이 가다보니 어떤 소극장에 이르렀다.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
'음. 제목이 이쁜걸. 이거나 함 볼까?'
일단 표를 사긴 했는데, 재미있을지 내심 걱정이 되었다.
마침 이 극단이 '늙은부부 이야기'를 공연했다는 걸 알고는 조금 안심이 되었다.

제목 때문일까? 관람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인사이였다.
'쳇, 하나도 안부럽다. 뭐. T.T'

무대는 매우 좁았는데,
이전에 보았던 안톤 체홉의 '갈매기'의 그것에 비하면 반의 반의 반도 안되어 보였다.
무대에는 양쪽으로 두 개의 문과 두 개의 화장대가 있고,
가운데에는 샤워실과 침대가 있었는데,
'라이어'에서 한 공간을 두 개의 집으로 표현한 것과 흡사했다.

연극은 프롤로그 + 5개의 에피소드로 되어 있었다.
어린 아이처럼 유치하게 싸워대는 초등학교 동창 남녀,
권태에 시달리는 오래된 연인,
실직한 경상도 부부,
결혼한 지 얼마 안되어 죽음을 맞이하게 된 남자와 그의 아내,
옛 사랑을 다시 만난 늙은 남녀.

각 에피소드에는 남녀간의 갈등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었고
그러한 갈등의 결말은 우리에게 어떻게 보이든 간에 사랑이었다.
완전한 해피엔딩도 아닌, 그렇다고 슬픈 결말도 아닌,
그러한 가치 판단에 익숙한 나를 비웃듯
사랑은 보다 높은 곳에서 모든 걸 어우르고 있었다.

모든 세상사를 사랑이라는 것 하나로 단순화시켜버리는
상업영화처럼 잠시나마 사랑이라는 낭만에 빠져들게 하는 것 같다.
갑자기 'Love Actually'가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
연극을 보고 나름대로 느낌을 적는 다는 것이
한 달 넘게 미뤄지다가 이제야 마무리되는구나.
연극 감상이라기 보단 오랜만의 대학로 나들이라고 하는게 맞을듯.

[2004.07.15 미니홈피에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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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관객 모독

관람일: 2004.03.13
대본: 페터 한트케
극단: 극단 76단

'삼류배우' 보러 8번 버스를 타고 대학로로 향했다.
충정로 쯤 갔을까? 극장에 전화를 해서 위치를 물어보는데 오늘은 지방공연을 간댄다.
그 긴 기간중에 왜 하필 오늘이람?
할일도 없는데 걍 버스 타고 종점까지 가버릴까 하다
전에 동숭아트센터에서 잠깐 봐뒀던 '관객모독'을 보기로 했다.

인지도가 높은 연극이라 그런지 보려는 사람이 참 많았다.
사랑티켓 + 학생증 콤보로 저렴하게 표를 구입하고는
적당히 한시간 때운 다음 연극을 보았다.

아무런 무대도 없고 썰렁하게 의자 4개만 있을 때부터 뭔가 심상치 않더니만
연극 시작부터가 많이 달랐다.
그들은 우리에게 무언가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짧은 강의를 하고 우리의 반응을 지켜보는 것 같았다.

그들의 말대로 거기엔 시간의 흐름도,
사건의 전개도,
관객과 배우를 구분짓는 벽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은 숨을 죽이고 똑같은 얼굴로 연기하는 배우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연극이 끝나고 열심히 박수치는 그런 관객을 원하지 않았다.

처음엔 낯선 경계심과 혼란스러운 정신으로 대하게 되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그것에 익숙해져갔다.
배우의 연기를 통해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것이 아닌
공연 내내 나의 존재를 인식하는 데서 오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2004.03.13 미니홈피에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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