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rose's blog : 이런 저런 얘기들...


사랑에 빠진다는 것

테오에게...

이 사랑이 시작될 때부터, 내 존재를 주저 없이 내던지지 않는다면 아무런 승산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사실 그렇게 나를 던진다 해도 승산은 아주 희박하지. 주어진 기회가 크거나 작은 것은 내 능력 밖의 일이 아니겠지.

사랑에 빠질 때 그것을 이룰 가능성을 미리 헤어려야 하는 걸까? 이 문제를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래서는 안 되겠지. 어떤 계산도 있을 수 없지. 우리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거니까.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일이냐!

한 여인이 사랑의 성공 여부를 미리 계산해 본 후에 자신에게 접근하는 남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상상해 보렴. 그녀는 "절대 안 된다"보다 더 극단적인 대답을 하지 않을까.

태오야, 그런 건 생각도 하지 말자. 우리가 사랑에 빠졌다면, 그냥 사랑에 빠진 것이고, 그게 전부 아니겠니. 그러니 실의에 빠지거나 감정을 억제하거나 불빛을 꺼버리지 말고, 맑은 머리를 유지하도록 하자. 그리고 "신이여 고맙습니다. 저는 사랑에 빠졌습니다"하고 말하자.

[Vincent van Gogh,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반고흐영혼의편지(개정판)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기타국가에세이
지은이 빈센트 반 고흐 (예담출판사,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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