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rose's blog : 이런 저런 얘기들...


책의 홍수 시대

혹시 우리가 책의 홍수 시대를 맞이하여 안타까워해야 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지능과 감수성을 발달시키는 최선의 방법은 단순히 더 많은 책을 읽는 것보다는 오히려 몇 권의 책을 여러 번 숙독하는 것임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아직 읽지 못한 책들에 대해서 죄의식을 느끼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아우구스티누스나 단테보다도 이미 더 많은 책을 읽었음을 그만 간과하고 있다. 즉 우리는 책을 얼마나 많이 소비하느냐가 아니라, 오히려 책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느냐가 문제의 핵심이라는 것을 너무 무시하고 있다.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알랭 드 보통]

무신론자를위한종교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지은이 알랭 드 보통 (청미래,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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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의 소유에 대하여

두 사람이 산책을 나간다고 해보자. 한 사람은 스케치를 잘하는 사람이고, 또 한 사람은 그런 데는 취미가 없는 사람이다. 그들은 녹색 길을 따라 걸어간다. 이 두 사람이 지각하는 경치에는 큰 차이가 있다. 한 사람은 길과 나무를 볼 것이다. 그는 나무가 녹색임을 지각하지만, 그것에 대해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태양이 빛나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다! 반면 스케치를 하는 사람은 무엇을 볼까? 그의 눈은 아름다움의 원인을 찾고, 예쁜 것의 가장 세밀한 부분까지 꿰뚫어 보는 데 익숙하다. 그는 고개를 들어 햇빛이 소나기처럼 잘게 나뉘어 머리 위에서 은은한 빛을 발하는 잎들 사이로 흩어지고, 마침내 공기가 에메랄드 빛으로 가득 차는 모습을 관찰한다. 그는 여기저기에서 가지들이 잎들의 베일을 헤치고 나오는 모습을 볼 것이다. 보석처럼 빛나는 에메랄드색 이끼와 하얀색과 파란색, 자주색과 빨간색으로 얼룩덜룩한 환상적인 지의류가 부드럽게 하나로 섞여 아름다운 옷 한 벌을 이루는 것을 볼 것이다. 이어 동굴처럼 속이 빈 줄기와 뱀처럼 똬리를 틀고 가파른 둑을 움켜쥐고 있는 뒤틀린 뿌리들이 나타난다. 잔디가 덮인 비탈에는 수많은 색깔의 꽃들이 산감 세공처럼 새겨져 있다. 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스케치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녹색 길을 통과하여 집에 왔을 때 할 말도 없고 생각할 것도 없다. 그저 이러저러한 길을 따라 걸아갔다 왔을 뿐이다.

[존 러스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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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지, 또 내가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에서 끝나는지 모른다면, 나와 내 주변 사람 나아가 세계와의 관계는 필연적으로 긴장관계에 놓이고 의심스럽게 변해간다. 그리고 결국에는 우쭐대는 과장된 행동 뒤에 감추어진 열등의식에 짓눌리기 마련이다.

[바츨라프 하벨 (구 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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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회라니

더글러스 애덤스의 "마지막 기회라니(Last Chance to See)"를 읽다가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나에게는 너무 코믹하게 들려서 오랜만에 글을 써보았다.

"저게 칼이에요. 멋진 친구죠. 아주 똑똑해요. 진짜로. 천하에 멍청이일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리처드가 말했다.

"핑크는 모리셔스황조롱이에요. 하지만 아주 이상한 놈이죠." 리처드가 말했다.
"그래요? 그렇게 안 보이는데." 마크가 말했다.
"그럼 어떻게 보이는데요."
"글쎄요. 일단 꽤 작네요. 날개 끝부분에 매끄러운 갈색 깃털이 있고, 가슴털은 갈색 반점이 찍힌 흰색이고, 발톱이 굉장히 인상적인..."
"다시 말해서, 새처럼 보인다는 거로군요."
"그야, 네..."

다음 날 아침 일찍 다시 광장으로 나갔다. 축축한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장사진을 이루는 사람들 끝에 가서 줄을 섰다. 능에 들어가 방풍유리 속에 성장을 갖추고 누워 있는 마오 의장의 시신을 보려는 사람들이 아침마다 광장에 나와 줄을 섰다.
..... 능으로 들어갈 때까지 그토록 빈틈없이 엄격하게 관리됐던 줄이 반대편으로 나오는 순간 우르르 흩어져 기념품 가게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보자, 이 건물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거대한 고기 다지는 기계같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기회라니, 더글러스 애덤스]

마지막기회라니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 영미에세이
지은이 더글러스 애덤스 (홍시,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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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하나하나의 사건을 만나고 지나가는 일,
그렇게 시간과 삶은 엮이고 인생으로 이어진다.
세상에는 못 넘을 일도 없고 가치 없는 일도 없다.
그 사건들은 시간을 붙잡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중요하다.
지금의 일이 해결된다고 해서 당분간 다른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일 뒤에는 다른 일들이 계속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단지 일의 순서가 그렇게 될 뿐이다.
매순간이 인생이다.
어차피 삶이란 시간을 꾸리는 일이니까.
그것이 남기는 상처나 보상은 정도의 차이를 보이겠지만,
지나고 보면 '지나간' 일이 되었음을 알게 된다.
그러지 않으면 시간은 흐를 수 없다.

[숲에 빠져 미국을 누비다, 차윤정]

숲에빠져미국을누비다
카테고리 여행/기행 > 기행(나라별) > 미국기행
지은이 차윤정 (웅진지식하우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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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젊어지는 방법

"5년만 젊었어도 어떻게 했을텐데.....
이미 늦었어. 이제 벌써 나이가 이렇게 되었나!
체력도 달리고, 시간이 없어."

가난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늘 이렇게 생각합니다.

"만일 지금 타임머신을 타고 5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런 선택은 하지 않았늘 거야.
그러면 지금처럼 힘들지는 않을 텐데....."

이런 회한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변화가 생깁니다.
현재의 나라는 존재는 5년 후의 나로부터 생각하면
5년 전의 내가 됩니다.
나는 5년 후의 미래에서 지금의 나로
돌아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5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하고 싶었던 것을
마음껏 해 보십시오.
그러면 마음이 굉장히 즐거워집니다.
그리고 인생이 잘 풀리기 시작합니다.

과거로 돌아가서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지금 현재의 나는 5년 후 미래의 나의
5년 전 자기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입니다.


다시 하는 데 '늦었다'는 없습니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면
미래로부터 현재를 바라봅시다.

[감동으로 시작하는 새해 새아침, 나무한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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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의 부재

..... 조금 비약일 수 있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문과, 이과를 나눠서 문과 학생에게는 과학을 공부할 기회를 거의 주지 않고 이과 학생에게는 인문학, 사회과학에 대한 소양을 기르기 어렵게 하지요. 이것이 문제의 발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는 대학에서도 교양교육의 부재 내지는 부족으로 이어집니다. 교양과목은 적당히 때우는 거란 생각이 널리 퍼져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교양이라는 것이 뭘까요? 여러분은 교양이 왜 필요하고, 교양과목을 왜 배운다고 생각하나요? 누군가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교양은 없어도 아무 상관없는 것이다. 있으면 조금 더 좋은 것이다." 교양은 살아가는 데 전혀 필요하지 않고, 말하자면 가방에 붙어 있는 구찌 상표 같은 것이라는 겁니다. .....

그런데 교양이 이런 사치품이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물론 교양이 없어도 '생물학적' 삶을 살아가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과 사회, 그리고 자연에 대한 적절한 수준의 이해가 없이는 현대인과 현대사회를 이해할 수 없고 주체적 삶을 만들어 갈 수 없습니다. 따라서 교양이란 단순한 치장이 아니라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소양이고 능력입니다. 특히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미래를 건설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최무영]

최무영교수의물리학강의
카테고리 과학 > 교양과학 > 교양물리 > 물리이야기
지은이 최무영 (책갈피,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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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대한 용기

모니터 가득 펼쳐지는 유희의 옹골찬 계획을 나는 멍한 눈길로 좇았다. 재인의 결혼 발표를 들었을 때와는 또 다른, 둔하고 벙벙한 충격이 숨골을 내리눌렀다. 재인과 유희는 미친 게 아니다. 재인은 재인대로, 유희는 유희대로 자기만의 길을 쉼 없이 찾아가고 있는 거다. 오직 나만 조그만 웅덩이의 썩은 물처럼 이 자리에 멈춰 있다는 자괴감이 쉬이 가시지 않았다.

[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달콤한나의도시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정이현 (문학과지성사,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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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실이란 완고한 것입니다.
우리의 소원, 우리의 의향, 또는 우리의 열망이 지지한 것이 무엇이건 간에,
그로 인해 사실과 증거의 상태를 바꿀 수는 없는 것입니다."

[존 애덤스 (미국 제2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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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로그

..... 그런디 고모. 나는 몇해 전에 세워놓은 선산의 가묘로는 안 갈라요. 그리론 안 가고 싶네. 이 집서 살 때 혼미한 정신에서 깨어나게 되면 혼자서 걸어걸어 가묘를 찾아가보았소. 죽어서 갈 곳인데 정붙여놔야지 싶어서. 햇볕도 잘 들고 거기 휘어진 채로 또 우뚝 서 있는 소나무도 맘에 들기는 하는디 죽어서도 이 집 사람으로 있는 것은 벅차고 힘에 겹네. 마음을 달래보려 노래를 부르고 풀도 뽑아주고 자리를 펴고 해가 저물 때까지 앉아 있어보기도 하고 그랬는디 마음이 안 붙어라오. 오십년도 넘게 이 집서 살았응게 인자는 날 쫌 놔주시오. 그때 가묘 세울 때 고모가 내 아래에 자리잡으라 했을 때 내가 눈을 흘기며 아이구 죽어서도 고모 심부를 하게요, 했던 거, 지금 그 말이 생각나네. 서운케 생각마오, 고모. 오래 생각했지만 복잡한 마음으로 그런 건 아니요. 그냥 나는 내 집으로 갈라네요. 가서 쉬겄소.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엄마를부탁해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신경숙 (창비,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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