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rose's blog : 이런 저런 얘기들...


왼손과 오른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라는 책을 보면 '조종'이라는 재미있는 단편이 있다. 어느 날 주인공은 자신의 왼손이 이상하다는 걸 느낀다. 시간이 지날 수록 증세가 심해져 급기야 자신의 의지로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른다. 알고보니 왼손은 주인공이 오른손을 주로 사용하고 관심을 갖는 것에 질투를 느껴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이야기는 결국 주인공은 왼손과 타협한다는 내용으로 끝난다.

고등학교 때였나? 나는 내가 왼손으로 젓가락질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이상했다. 왼손으로는 공을 10m도 못던지고, 왼손으로 글씨를 쓰려고 하면 유치원 아이들 글씨보다도 더 삐뚤삐뚤했다. 이 세상에 완전 좌우 대칭인 사람이 없다고 하지만, 난 최소한 몸의 기능만큼은 좌우가 대칭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 때 왼손으로 글씨를 쓰는 연습을 했었는데, 진전이 없자 결국은 포기하고 말았다.

왼손잡이도 오른손잡이와 마찬가지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글씨를 쓰는데, 이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왠지 어색하다. 왼손잡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글씨를 쓰는 게 더 편하지 않을까? 마치 레오나르도 다 빈치처럼... 가끔씩 이런 연습도 하는데, 왼손 글씨 쓰기를 처음 배우는 집장에서는 이 방법이 더 편한것 같다.

요즘은 종이를 뭉쳐서 공같이 만든 다음에 왼손으로 던지는 연습을 하고 있다.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폼은 제법 나는 것 같다. 주인이 이정도로 왼손을 생각해주는데 설마 반란을 일으키진 않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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